거북이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은 단순히 느림과 빠름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 방식의 차이, 지각의 범위, 기억과 상상의 구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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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리적 시간은 같지만, 생물학적 시간은 다르다
• 인간과 거북이는 동일한 물리 시간 속에 살고 있지만,
생물학적 리듬(심박, 호흡, 대사 속도)이 다릅니다.
• 거북이의 심장은 분당 6~10회, 인간은 60~100회
→ 한 단위 시간 안에 거북이는 인간보다 ‘덜 산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즉,
거북이의 1초는 인간의 1초보다 더 길게 느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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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간의 감각 – 지각과 의식의 차이
• 인간은 언어, 기억, 상상, 문화 등을 통해 시간을 ‘구성’합니다.
• 반면, 거북이는 현재 중심적 존재로 추정됩니다.
→ 과거의 기억, 미래의 계획이라는 ‘시간적 구조’ 없이
→ 지금-여기에 집중한 생존 중심의 시간.
이런 점에서
인간은 ‘서사적 시간’을 살고,
거북이는 ‘감각적 시간’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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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억과 상상, 그리고 시간의 깊이
• 인간은 미래를 상상하고, 과거를 회상하며
→ ‘시간을 다차원적으로’ 구성합니다.
• 거북이는 훈련과 반복을 통해 ‘조건화된 반응’을 보이지만,
→ 우리가 말하는 의식적 기억/계획은 희박합니다.
따라서 거북이는 시간의 ‘폭’보다 ‘지속성’이 강하고,
인간은 시간의 ‘깊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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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철학적으로 보면 — 인간의 시간은 불안, 거북이의 시간은 평온
• 인간은 미래를 예측하고 불안을 느끼며,
과거를 후회하고 반성하는 시간적 고통 속에 삽니다.
• 거북이는 지금에 머무르기 때문에 고통도, 죄의식도 적습니다.
이건 불완전함이 아니라,
존재론적으로 거북이가 ‘시간을 완전히 받아들인 존재’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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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속도와 방향
• 인간은 빠르지만 불안합니다.
• 거북이는 느리지만 오래 삽니다.
• 빠르다고 먼저 도착하는 것이 아니고,
느리다고 뒤처지는 것도 아닙니다.
거북이의 시간은 “지속의 윤리”,
인간의 시간은 “서사의 윤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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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시간을 살고, 인간은 시간을 해석한다.
거북이의 삶이 단순해 보이지만, 어쩌면 그것이 시간의 본질과 가장 가까운 태도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