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Ravel)의 볼레로(Boléro)는 단순한 리듬과 선율의 반복으로 시작해 점점 거대해지고, 마침내 폭발적으로 끝나는 구조
인생의 구조, 생의 리듬을 압축적으로 표현
볼레로의 구조는 곧 인생의 축소판
구간 음악
시작 (~1분)
아주 잔잔한 드럼(스네어) 위에 한 선율 반복 시작 평온한 탄생과 유년기, 반복되는 일상
중반 (~7분)
악기들이 하나둘 추가되고, 점차 커지며 긴장감 고조 사회 진입, 욕망, 억제, 감정의 증폭
후반 (~15분)
전 악기 총동원, 불협화음 섞인 폭발적 절정 인생의 전환점, 혹은 죽음을 향한 질주
마지막
뒤틀리며 무너지는 듯한 종결
죽음, 혹은 해방, 혹은 모든 것의 무상함
그 순간, 막걸리 한 잔은 인생의 해장술
볼레로를 들으며 막걸리 한 잔을 기울인다는 건,
인생의 되감기,
반복된 선택과 감정,
쌓인 생의 무게를 천천히 씹어 삼키는 행위
그러다 마지막에 확, 폭발처럼 몰려오는 볼레로의
술기운 속에서 떠오르는 삶의 고통, 사랑, 분노, 허무가 울컥 터져나오는 순간
그리고 그 마지막은 ‘죽음’
“나는 단지 한 테마를 반복했을 뿐이다. 이 곡에는 음악이 없다.”
바로 그 ‘없음’이 음악이 되고,
그 무의미의 반복이 의미를 만들어내는 역설
바로 거기에 인생의 진실이 녹아
막걸리와 함께라면, 그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의 허무와 숭고함을 함께 깨닫는 한 잔
볼레로는 인생의 반복과 폭발, 죽음과 무상의 구조를 그린 작품
막걸리 한 잔은 그것을 몸으로, 감정으로 되새김질하는 생의 의례
마무리 폭발은 죽음일 수도 있지만, 깨달음, 해방, 무(無)의 환희
